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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의 어떤 것

'팔미호야곡' 파다닭 작가 인터뷰

여기 위기에 빠진 주인공이 있습니다. 비범한 출생을 타고난 주인공은 귀인을 만나 어렵게 성장한 끝에 마지막 관문에 다다랐습니다. 비록 지금은 실패의 갈림길에 서 있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주인공은 반드시 목표를 이룰 테니까요. 훌륭한 조연들이 그렇게 되도록 도울 겁니다. 그게 강력한 적이든, 사랑하는 연인이든, 발목을 잡는 방해꾼이든 말이죠. 그것이 우리가 사랑하는 이야기의 법칙, 클리셰입니다.

하지만 법칙을 따르는 모든 이야기가 사랑받는 것은 아닙니다. 납득할 수 없는 주인공, 이유 없이 소모되는 조연에 고개를 끄덕이기엔 많은 시간이 흘렀고, 사람들은 이제 '더 나은 서사'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고민 없이 정해진 성공의 법칙을 따라가는 이야기보다는, 달라진 시야로 나름의 이유를 찾아가는 이야기에 더 깊이 공감하는 이유입니다.

이번에 포스타입 에디터가 만난 분은 '모두가 사랑하는 클리셰'의 법칙 위에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작가, 파다닭 님입니다. 작가님의 작품 활동에 영감을 준 고전 설화와 소설부터, 클리셰를 활용하는 작가님만의 남다른 시선까지. 포스타입 인터뷰를 통해 직접 확인해보세요.




아래 인터뷰에서는 '팔미호야곡'을 비롯한 파다닭 작가님의 작품을 다루고 있습니다. 파다닭 작가님의 포스타입 블로그 '파다닭님의 포스타입(http://vkxkdid1.postype.com)'에서 이어지는 작품을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포스타입(이하 P) : 안녕하세요 작가님. 먼저 포스타입 이용자분들께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파다닭 작가(이하 A) : 안녕하세요. 이것저것 잡다하게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고전과 설화를 사랑하는 파다닭입니다. 같은 이름으로 2.5D(배우가 연기한 영화, 드라마, 연극 매체 등을 일컫는 말) 장르에서 팬창작을 오래 했어요.

1차 작품을 그리기 시작한 건 2년쯤 전부터입니다. 당시에 논문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했고, 팬 활동에도 약간 정체기가 왔었거든요. 공부하면서 별생각 없이 1차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무척 감사했어요.

닉네임은 한창 '닭 깃털'을 좋아할 때 지었습니다. 제가 새를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수탉의 깃을 좋아했거든요. 깃털 하나에 여러 가지 색이 담겨있는 점이라든가, 민화에 닭이 많이 등장해서 친숙한 점도 좋았고요. 활동명을 바꿔보려 했던 적도 있지만, 파다닭이 검색하기 좋은 이름이기도 하고 지인들도 그대로 쓰는 게 어떻겠냐고 추천을 해줘서 이제는 마음 편히 사용하고 있어요.


P: 개인 SNS(@vkekekfr)에서 주로 작품 활동을 하시다가 포스타입까지 영역을 넓히셨는데요, 포스타입을 선택해주신 계기가 있을까요?

A : 포스타입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2016년 초인데요, 행사에서 제 회지를 구매하지 못했거나, 구매 기간을 놓친 독자분들이 통판(통신판매)·재판 요청을 여러 번 하셨어요. 그때 지인들이 회지를 웹으로 발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면서 포스타입을 추천해줬습니다. 창작활동을 하는 주변 분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어서 저도 자연스럽게 쓰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용하면서는 유료 콘텐츠를 판매하고 구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작가를 후원하는 기능이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국내에서 이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게 포스타입이 처음이기도 했고요. 창작을 하다 보니 기존 블로그 서비스와 다르게 알림 페이지에서 댓글이나 하트 같은 독자 피드백을 구분해 볼 수 있는 기능도 좋았어요.

애교 많은 여우 신랑과 시크한 부인 / 팔미호야곡


P : 작품 이야기로 넘어가서 먼저 포스타입 이용자들에게 가장 친숙할 '팔미호야곡'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구미호 신랑과 인간 신부의 신혼일기를 담은 작품인데요, 알려진 구미호의 이미지와 작품 속 구미호 신랑이 여러모로 달라서 흥미롭게 읽은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작품 기획은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A : 구미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요괴 중 하나지만, 기록이 많이 남아있는 편은 아니라고 해요. 의외로 여러 가지 방면에서 해석의 여지가 있는 거죠. 또 커뮤니티에서 우연히 여우 생태에 관련한 글을 봤는데 수컷 여우가 그렇게 애교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구미호 설화를 실제 동물의 특성과 연결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충동적으로 짧은 에피소드를 그렸는데,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점점 살을 붙인 게 여기까지 왔네요.


P : 팔미호야곡에는 낭만적인 장치가 많은데요. 구미호가 아홉번째 꼬리를 갖게 되는 조건이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이라든가, 반려의 호감도에 따라 점점 성장한 모습을 갖게 된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익숙한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작품 내에 작가님만의 설정이 돋보이는 것 같아요.

A : 우리에게는 요괴의 모습으로 더 익숙하지만, 고대에는 구미호를 상서로운 기운을 가진 신령으로 표현했다고 해요. 불교에서 9는 완전을 뜻하는 숫자이고, 구미호의 꼬리가 아홉 개인 건 그만큼 신성하다는 뜻이라 하더라고요. 실제 기록은 이런데 너무 잔인하게만 알려진 게 아닌가 해서 작품 속 구미호를 좀 더 길하고 친숙한 존재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아홉 번째 꼬리를 얻는 것에 대한 설정은 제가 만들었지만, 국내외 고전 설화나 신화의 공식을 찾아보면 유사한 점이 많아요.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건 그리스 신화의 프시케와 에로스 이야기(아기 천사의 모습을 한 에로스는 프시케와의 사랑을 통해 청년의 외견을 갖게 됨)입니다.

동반자의 행복은 성장에 좋습니다 / 팔미호야곡


P : 작가님의 여러 작품 가운데서도 팔미호야곡이 가장 널리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A : 제 입으로 말하려니 쑥스럽지만, 아마 귀여움이 아닐까요? 독자분들께서 구미호 신랑의 무해한 귀여움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뭐니 뭐니 해도 귀여운 게 최고이기도 하고요. 하하. 또 작품 속 신랑이 신부를 정말 한없이 사랑하잖아요. 그런 헌신적이고 끝없는 사랑을 받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P : 작가님 말씀처럼 귀여움은 정말 강력한 무기인 것 같습니다. 팔미호야곡의 귀여운 로맨스도 좋았지만, 다른 작품에서 엿보인 관계들도 흥미로웠는데요, '지네의 사정'과 '지옥의 육아'는 혈연이 아닌 양육자(보호자)와 아이의 관계를 다뤘고, '박씨부인전'의 신분을 뛰어넘는 스승과 제자 구도도 무척 참신하게 다가왔습니다. 공식을 따르다 보면 자칫 평이해질 수 있는 캐릭터들이 다양한 관계 속에서 조명되어 더 입체적으로 느껴진 것 같아요.

A : 로맨스 작품을 주로 그리고 있지만,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는 여러 가지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그중에서도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했던 것 같네요. 혈연지간이면 당연히 서로를 사랑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남보다 못한 관계도 있잖아요. 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부모와 자식 사이만큼 소중한 관계도 있고요. 작품을 통해 다양한 관계와 인간 군상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관계는 '서로의 성장을 돕는 사이'예요.


저승사자 울리는 매콤한 육아의 맛!! / 지옥의 육아


P : 그러고보면 정말 다양한 고전 소설과 설화를 차용해 작품을 그리시는 것 같습니다. '박씨부인전'은 조선 소설 '박씨전'을 새롭게 그린 작품이고, '용애어부가'의 주인공인 포뢰의 숙모는 '박연폭포 설화' 속 용녀라는 암시가 나오죠. 저승사자가 아기를 키우는 '지옥의 육아'에는 '바리데기 전설'의 바리여신이 등장하고요. 이런 소재들은 어떻게 찾으시나요?

A : 앞서 말씀드린 논문 때문에 관련해 공부할 일이 있기도 했고, 어렸을 때부터 옛날이야기 보는 걸 좋아해서 자연스레 아는 것도 있어요. 요즘엔 검색 시스템이 워낙 잘 되어 있으니까 어렴풋이 ‘이런 고전 소설이 있지 않았나?’라는 정도로만 기억해도 원전을 찾기가 어렵지 않고요.

여가 때 박물관이나 전시회에 가는 취미가 있는데 이것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특히 동양 역사 관련 기획이나 특별전은 좀 멀리서 열리더라도 가능하면 찾아가서 보는 편이거든요. 설명문을 읽으면서 관람하는 것도 즐겁지만, 큐레이터분들과 함께 관람하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전시 관람이 끝나면 자료 수집 겸 도록도 챙겨 봅니다.

'박연폭포' 설화의 용녀 / 용애어부가 '바리데기 전설'의 바리여신 / 지옥의 육아


P : 작품의 소재로 고전 배경이나 설화를 특별히 선호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A : 학교에서 고전을 배울 때 구간 먼저 나누잖아요.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확실한 점이 마음에 듭니다. 모두에게 익숙한 구조라 거부감은 적으면서, 약간만 바꿔도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 장르에 아는 이야기가 등장하면 '어?' 하는 현실감도 보탤 수 있고요.

무엇보다 클리셰가 클리셰인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장, 극복, 사랑과 같은 서사에서 공식처럼 쓰이는 구조를 싫어하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것 같아요. 물론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르가 고전인 이유도 있고요. 거기에 일상물도 좋아하고, 육아물도 좋아하고... 제가 좋아하는 장르를 범벅 해서 내놓은 게 지금 그리는 1차 창작 작품들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창작자로서 배경을 고전으로 설정하면 개연성을 주기 편하다는 장점도 있어요. 특히 주술이나 영물, 천계 같은 판타지적 요소를 집어넣을 때 현대를 배경으로 하면 넘어야 할 산이 많거든요. 골목 곳곳에 설치된 CCTV나 주차 차량의 블랙박스 같은 것들도 고려해야 하고, 휴대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사진을 찍거나 녹음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반면 옛날엔 그런 것들이 없었죠. 어린 시절의 영향도 있습니다.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판타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컸기 때문에, 판타지 작품의 배경으로 고전을 선택한 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P : 고전 설화를 접목한 작품들이 많다 보니 '김씨남장기'가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데요,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하신 만큼 작가님만의 색채가 가장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A : 고전을 배경으로 하는 남장여자 소재 자체는 많이 다뤄졌는데, 너무 로맨스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쉬웠어요. 여자가 성별을 속이고 관직에 나섰으니 정체를 들키면 왕을 기만한 죄로 3대가 죽임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잖아요. 사랑 이야기도 좋지만, 그런 극한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주인공의 상황과 의지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싶었습니다.

성별뿐만이 아니라 출신 지역에 따르는 차별, 직업과 신분에서 오는 차별, 그로 인한 역할 기대 등 다양한 관점에 조선 후기의 여성 서사를 담으려고 했어요. 남자로 위장해 관직에 나선 김문성뿐만 아니라, 그의 부인과 그 집안을 통해서도 이런 이야기가 표현될 거예요. 자료가 많은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이것저것 조사할 게 많아 지금은 잠시 미뤄두었지만, 언젠가는 꼭 끝을 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김씨남장기의 주인공 김문성은 가문을 이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뜻에 따라 남장을 하고 관직에 올랐다 / 김씨남장기


P : 이야기를 들을수록 작가님의 작품이 사랑받는 이유는 ‘모두가 사랑하는 공식’을 따랐기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작가님만의 시선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A : 시대가 바뀌고 사람이 바뀌었으니까요. 당시에는 통용되는 이야기였다 하더라도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부분이 많잖아요. 당연히 그대로 그릴 수 없죠. 설화나 고전을 차용하더라도 스스로 의구심이 드는 부분은 현대의 관점으로 재해석 하는 걸 좋아해요. 역사서만 보더라도 상황은 하나지만, 그걸 남긴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되니까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주인공이나 스토리에도 더 개연성이 부여되는 것 같고요.

그런 의미에서 '구렁덩덩 신선비'는 리메이크를 생각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지금 공개된 이야기에서는 부인이 실수로 남편의 뱀 허물을 태우고, 그 냄새를 맡은 남편이 부인을 오해해서 멀리 떠나거든요. 이 부분에 좀 더 납득할만한 이유를 주고 싶어요.

주인공의 결혼을 말리는 가족들의 모습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그려보고 싶습니다. 아무리 본인이 좋다고 해도, 사랑하는 딸과 동생이 뱀과 결혼하는 걸 어떻게 지켜만 볼 수 있겠어요. 설화에서는 주인공의 두 언니가 동생의 남편이 뱀에서 미남으로 변한 것을 알고 질투하는 역할로 그려지지만, 제 작품에서는 동생을 아끼고 응원하는 역할로 나올 거예요.

앞으로 남편을 찾아 떠날 주인공에게도 좋은 조력자를 많이 붙여주려 합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설화는 대부분이 고생담이고, 훌륭한 동료나 길잡이도 많지 않죠. 남편을 찾으러 그 먼 길을 나서는 것만 해도 굉장한 결단인데, 그걸 지지하고 돕는 존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스토리는 다 생각해두었는데... 시간이 되면 회지를 내볼 수도 있겠죠?

뱀인줄 알고 결혼했더니 선비가 되어버렸지만! 남편을 찾아 떠납니다 / 구렁덩덩 신선비


P : 다음 이야기가 벌써 기다려집니다. 국내 고전을 차용한 작품들 사이에 있어서 인지 그리스 신화를 모티프로 한 '어느 조각가의 사랑'도 눈에 띄는데요, 작가님의 서양 설화 모티프 작품을 더 만나볼 수 있을까요?

A : 사실 시간을 두고 기획한 작품은 아니에요. 친구랑 소조 작업을 하던 중에 '만약 메두사가 사람을 굳혀서 전시하면 관객이 알아차릴까?' 뭐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나왔죠. 버스 안에서 스토리 구상하고, 주말 이틀 동안 그렸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너무 막 그린 게 아닌가 싶네요.

물론 동양뿐만 아니라 서양 설화도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동서양의 신화는 겹치는 것들이 많으니까요. '구렁덩덩 신선비'만 봐도 '금기를 어긴 아내가 남편을 찾아 떠나면서 고난을 겪는다'는 큰 내용이 에로스-프시케 신화와 많이 닮았죠. '만월의 영향'은 달을 상징으로 하는 동서양의 대표 환수(幻獸), 옥토끼와 늑대인간을 접목해 그린 작품이고요.

그런 걸 보면 시대나 지역에 관계없이 공유하는 맥락이 있고, 제가 그런 점을 연결하는 작업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전혀 다른 이야기라도 머릿속에서 겹치는 부분을 발견하면 그렇게 엮어 보고 싶더라고요.

눈이 마주친 인간을 돌로 만드는 메두사는 조각가로 위장해 자신의 이상형을 제조한다 / 어느 조각가의 사랑


P : 유일하게 현대 캠퍼스를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 작품도 있는데요. '내 룸메는 흡혈귀',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나요?

A : 흡혈귀물이 그리고 싶었는데 찾아보니까 한국에 흡혈박쥐가 없더라고요. 마침 농활 갔던 친구가 거머리에 물린 이야기가 생각나서 본체가 거머리인 흡혈귀를 그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정해놓고 나니까 시대적 배경을 현대로 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옛날에야 거머리가 흔하게 보이다 못해 치료용으로도 쓰였다지만, 요즘 도시 사람들에겐 정말 비일상적인 동물이잖아요. 정체를 밝혔을 때 예상을 깨는? 좀 생뚱맞은 이미지가 있었으면 했어요. '박쥐인 줄 알았겠지만, 사실은 거머리였습니다!' 이런 느낌으로요.

같은 결로 넣은 설정도 몇 개 있어요. 가장 비과학적인 존재지만 알고 보면 이과생이라든가, 거머리로 농촌에서 오래 살아서 전공(농업과학) 관련 지식이 무척 뛰어나다든가. 그리고 본체가 거머리인만큼 흡혈량도 딱! 거머리만큼 입니다.

로맨스하기 딱 좋은 흡혈량/ 내 룸메는 흡혈귀


P : 그간 많은 작품으로 독자와 소통해오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무엇이었나요?

A :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을 알아채 주신 독자님들이 기억납니다. 작품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독자 개개인의 영역이지만, 그 와중에도 저의 의도를 파악해 주신 분들이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니까요.

그리고 작품을 보고 행복해졌다는 피드백들은 저도 행복하게 만들어줘서 기억에 남아요. 저 혼자 좋아서 그리기 시작한 걸, 함께 좋아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무척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아서 한 일이라도 반응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테니까요. 칭찬해주시고, 기다려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계속할 수 있었죠. 피드백 하나하나가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P : 그럼 작가님의 창작 활동에 큰 힘이 되어주셨던 독자분들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도 될까요? 작가님의 작품을 기다리고 계실 여러분들께 기쁜 소식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A : 제가 말주변이 좋지 않아서 제대로 전해질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독자를 생각하는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모든 창작자의 마음이 비슷하리라 봅니다. 제 작품을 봐주시고, 피드백을 남겨주시는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직업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확실하게 앞일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독자분들께서 여쭤봐 주신 회지 제작을 기존에 공개된 작품 위주로 고민하고 있어요. 올해 7월에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7월 25일~28일, 코엑스)에도 참가하게 되었는데, 어떤 작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서 또 다른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신 파다닭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닭 🐔




포스타입 인터뷰를 통해 만나고 싶은 작가님, 꼭 소개되었으면 하는 작품을 알려주세요. 포스타입 에디터가 정성껏 듣고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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