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으로 건너뛰기

변방적 글쓰기

'#2018_여성작가' 프로젝트, 와조스키 작가 인터뷰

라듐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 그것은 순수 과학의 연구 결과였을 뿐, 아무도 라듐이 치료에 쓰이리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라듐은 과학 연구를 '직접적 유용함'의 관점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증거다.


빛나는 재능을 갖고 있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조국(폴란드)의 대학에 진학할 수 없었던 과학자가 있습니다. 소르본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뒤에도 가난한 연구를 계속하던 그는 오랜 노력의 결과를 '과학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특허 출원 없이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과학자 마리 퀴리의 이야기입니다.

주권 잃은 나라의 여성이자, 가난한 이민자였던 마리는 누구보다 변방의 과학자였습니다.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한 그의 연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미래를 바꿀 진짜 변화는, 변방으로부터 시작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포스타입 작가 인터뷰의 주인공은 책과 영화, TV쇼에 대한 비평과 감상을 '변방적 글쓰기'로 담아내는 와조스키 작가님입니다. 작가님은 각종 문화 콘텐츠를 톺아보며 주목받지 못했던 인물들을 새롭게 조명하기도 하고, 더 널리 읽혀야 할 여성 창작자의 작품을 소개하기도 하며 포스타입 이용자들께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책과 영화, TV쇼를 사랑하는 작가님의 글쓰기 이야기, 지금 포스타입 인터뷰를 통해 만나보세요.




아래 인터뷰는 '#2018_여성작가 프로젝트'를 비롯한 와조스키 작가님의 작품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와조스키 작가님의 글은 작가님의 포스타입 블로그 'The Common Reade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POSTYPE(이하 P) : 안녕하세요 작가님. 우선 포스타입 이용자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와조스키 (이하 A) : 안녕하세요 저는 책과 TV쇼, 영화를 좀 과하게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포스타입에도 책과 TV쇼, 영화 얘기를 종종 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트위터에서 여성 작가 책만 읽어보는 챌린지를 시작한 후로 ‘#2018_여성작가’ 해시태그와 함께 여성 작가의 책을 소개하는 글도 올리고 있습니다.

이름인 와조스키는 영화 ‘몬스터 주식회사’와 ‘몬스터 대학’의 그 와조스키입니다. 전작에서는 조연이었던 캐릭터가 후속작인 ‘몬스터 대학’에서 주연이 된 게 재밌다고 생각하던 차에 포스타입을 시작해서 가져왔네요. 


P: 포스타입 블로그 'The Common Reader'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버지니아 울프의 문학 비평을 담은 동명 에세이 '보통의 독자'와 다양한 콘텐츠를 관찰하고 해석하는 작가님의 블로그가 하나의 결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A: 버지니아 울프는 자신의 남자 형제와 달리 옥스브릿지 등에서 고전적 문학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로 ‘보통의 독자’라는 이름을 택했지만, 사실 어떤 의미에서도 보통의 독자는 아니었습니다. 빼어난 작가인 동시에 유명한 문인들의 가족이자 지인이었고 전문 비평가였으니까요. 반면 저는 동명의 에세이에서 이름을 가져왔지만 정말로 ‘보통의 독자’라는 의미에서 이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끔 ‘익스트림 커먼 리더’로 구별을 좀 줘야 하나 싶기도 한데….

블로그 개설에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지나가면 다 잊어버릴 것 같아 어디에라도 기록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저는 일기나 기록장을 쓰는 습관이 없어서 어느 해에 뭘 봤는지 기억을 못 하는데, 블로그에 적어두면 올린 날짜를 보고 구별이 되니까요.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개인적 기록이라는 목적에서 조금 방향이 달라져 ‘여성 작가와 감독이 만든 콘텐츠를 더 활발하게 소개하자’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남에게 소개하거나 추천하기 위해서 쓴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지는 않아요. 그보다는 저 자신을 위해 씁니다. 물론 쓰고 나서 남이 봐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만요.


P: 자신을 위해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잊지 않기 위한 기록이 될 수도 있고,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재미를 위한 것이거나 훈련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A:  자신을 위해 쓴다는 건 결국 제가 세상을 해석하는 방법을 훈련하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누구나 현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석하기 마련인데, 저는 저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기 보다는 픽션이나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중에 스스로를 더 잘 알게 되는 유형의 사람입니다. 결국 저에게 글쓰기는 저 자신과 자신의 환경을 이해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겠네요.


P: 'The Common Reader'의 보금자리로 여러 콘텐츠 플랫폼 가운데 포스타입을 선택해주신 계기가 있을까요? 

A: 저처럼 기술이 별로 없는 사람도 쉽게 (창작 공간을) 만들 수 있고, 인터페이스가 깔끔해서 글쓰기도 쉬웠습니다. 중간중간에 광고가 들어있거나 배경에 뭐가 많지 않아서 다른 사람의 글을 읽기도 쉽고요. 

후원을 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습니다. 포스타입을 시작하기 전에는 인터넷상에서 글을 읽고 바로 후원하는 시스템을 접해본 적이 없어서 책으로 나오거나 해야 (콘텐츠를) 살 수 있었는데, 포스타입은 창작자의 글을 바로 구매하거나 후원할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그렇게 설정하기도 편하고요.


P: 포스타입에 공개해 주신 많은 글 중에서도, 한 해 동안 읽은 여성 작가의 책을 이야기하는 '오늘 뭐 읽지?' 시리즈가 특히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실용서부터 고전과 그래픽 노블까지 작가님의 글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여성 작가 도서를 만나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문화권(국가)별로 작품을 고루 보시려 한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떤 책을 위주로 무엇에 중점을 두어 소개하려 하셨나요?

A: 가장 중요한 건 저 자신의 안전지대 탈피였습니다. 1세계 문학에만 집중하던 경향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 다양한 나라의 작품을 골고루 읽어보고 싶었어요. 

사실 이 프로젝트는 제가 다른 작품을 남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의도보다는 다른 여성 독자들의 추천을 모아서 언제든 쉽게 찾아보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다 같이 서로서로 추천을 하면 목록이 방대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고요.



P: 작가님 말씀처럼 포스타입에도 콘텐츠에 대한 감상뿐만 아니라, 좋은 콘텐츠를 기록하고 함께 나누려는 아카이빙 포스트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작가님께서 즐겨보시는 포스타입 콘텐츠가 있을까요?  

A:  ‘#2018_여성작가’ ‘#2019_여성작가’ 해시태그에 참여해주신 분들의 글을 찾아서 읽거나, 그 외에도 여성 작가의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분들의 글을 가장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또 어떤 재미있는 책이 있나 궁금해서요. 영화나 TV쇼를 좋아하다 보니 좋아하는 배우들, 특히 여배우와 여성 창작자들의 인터뷰도 종종 읽어봅니다. 

영화나 책 관련이 아닌 콘텐츠로는 역시 여성분들이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전적인 글이 가장 마음에 와닿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L 님이 쓰신 아픈 부모님을 돌봐야 하는 딸들의 이야기가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자주 올리시진 않지만, L 님의 글은 모든 여성이 읽어보면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P: 포스타입 추천 시스템을 통해서도 작가님의 작품을 자주 뵙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 'The Favourite'의 모델인 앤 여왕을 주제로 한 글 '앤 여왕의 여자들'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어요. 영화를 본 독자도, 보지 않은 독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글이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독자들이 와조스키 작가님의 작품을 '함께 읽고 싶은 글'로 꼽는 이유,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앤 여왕의 여자들'은 글 첫 부분에도 썼듯이 영화 개봉 후에 미국과 영국의 많은 저널리스트들과 블로거들이 조사했던 내용을 조합해 번역하고 정리한 거라 제가 큰 역할을 한 것 같지는 않네요. 앤 여왕과 사라 처칠을 다룬 역사적 기록 자체가 너무 흥미로워서 정리만 해도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찾아보면서 정말 재밌었던 기억이 나네요.

제 글을 읽고 재미를 느끼시는 분이 있다면 아마도 제가 별다른 기준 없이 스스로 재미를 느끼는 내용만 올려서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사실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포스타입에 영화와 책을 좋아하는 분이 많아서가 아닐까요.



P: 많은 포스타입 이용자들이 작가님의 글을 보고 책과 영화를 감상하는 데 영향을 받았다고 해주신 것을 보았습니다. 다만 여전히 바쁜 일상 가운데 '좋은 콘텐츠'를 찾아 읽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아요. 작가님만의 콘텐츠를 고르는 기준이나 특별한 소비 습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여성이 만든 콘텐츠를 많이 찾아보려고 합니다. 영화든 책이든 TV쇼든 간에 여성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한 세상에 자신을 최대한 많이 노출하려고 하고 있어요. ‘좋은 콘텐츠’의 기준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익숙하고 잘 먹혔던 기존의 공식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시도해보려는 작품일수록 저와 잘 맞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제가 자주 보는 콘텐츠를 생각해보니 여성 창작자가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는 콘텐츠는 거의 다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장르로 구분하자면 코미디 장르를 가장 좋아합니다. 여성이 만든 코미디를 많이 찾아보고 집에서 청소를 하거나 일을 할 때도 코미디를 많이 켜두는 편입니다. 최근에는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마지막 시즌과 ‘킬링 이브’를 보느라 잠을 설칠 정도였네요. 다른 여성분들이 많이 추천하셨던 JTBC 예능 ‘판벌려’도 뒤늦게 열심히 따라잡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올라온 북아일랜드 드라마 ‘데리 걸스’도 정말 재밌었어요.


이렇게 제목이 적절한 영화도 참으로 오랜만이다. 통쾌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지 않아도 우리는 서로를 지지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시상식 시즌의 과장을 미리 당겨 써 보자면, 세상에 정의가 있다면 [Support the Girls]는 앙상블 코메디 상은 모조리 다 휩쓸어야 한다. - '그녀들을 도와줘' 중


P: 카테고리 '기억할 글'을 통해 영문으로 된 시와 편지, 인터뷰를 직접 번역하신 글과 예술가의 일화, 저자의 말까지 다양하게 기록하고 계신데요. 이 카테고리에는 어떤 글을 모아두시나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기억할' 글이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A: 좀 더 그럴듯한 의미가 있으면 좋을 텐데 말 그대로 안 적어두면 잊어버리는 바람에 ‘기억할 글’이라고 처음에 이름을 붙였던 것 같아요. 기억력에는 상당히 자신이 있어서 더 어릴 때는 재밌게 읽은 인용구나 일화 등을 바로 떠올릴 수 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안 적으면 머리에서 다 날아가더라구요. 시는 제가 힘들 때 다시 읽어보고 싶은 작품 위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작가들의 편지글에는 특히 관심이 많은 편인데 대부분의 옛날 작가들은 편지를 주고받을 때 이 편지가 언젠가는 서신집으로 묶여 세상에 공개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었거든요. 매우 친밀한 글쓰기인 동시에 일종의 퍼포먼스인 셈인데 그런 점이 늘 흥미롭습니다.



P: 카테고리 '다른 이야기'에 대해서도 여쭙고 싶습니다. 읽으면서 작가님이 가장 많이 엿보이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겁이 많은 외증조부님에 대한 이야기나 '다소 친절한 구석'에 대한 글을 보면서 작가님의 다른 글에 조금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리뷰나 분석이 아닌 글을 쓰실 때는 주로 어떤 것을 소재로 삼으시나요?

A: 가장 업데이트가 더딘 카테고리이기도 하네요. 저는 창작이나 수필적 글쓰기를 즐기는 편은 아니고, 쓰기보다는 읽기를 훨씬 좋아하는 사람인데 가끔 어디로도 분류할 수 없는 이야기가 떠오르면 다른 이야기에 넣어두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뭔가를 소재로 삼아야겠다고 의식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P: 작가님의 블로그를 탐험하다 보면 '직관적인 글'의 힘이 느껴지곤 합니다. 개인적인 감상이나 생각은 그 자체로도 소중하지만, 글로 남겨 공유할 때 새로운 힘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작가님의 이런 글쓰기에 영향을 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글쎄요 지금처럼 트위터를 더 많이 하기 전에는 블로그에 이런저런 글을 쓰는 분들이 더 많았는데 그때 자연스럽게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뭐가 가장 큰 영향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책이나 영화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장면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쓰거나 혹은 관련된 일화, 뒷이야기 등을 다룬 글을 원래 좋아하기는 했던 것 같아요. 전문적인 분석글보다는 그런 류의 변방적 글쓰기에 늘 흥미가 있었습니다. 


P: '변방적 글쓰기'라는 표현이 와닿습니다. '배리와 아서'처럼 잘 알려진 콘텐츠나 작가에 대한 이야기라 하더라도 작가님만의 관점이 느껴지는 글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많은 독자분들이 흥미롭게 읽으시는 것 같기도 하고요. 자료는 주로 어떻게 수집하시나요? 가장 오랜 기간을 들여 쓴 글은 어떤 글인지 궁금합니다. 

A: ‘이걸 써야겠다’ 싶어서 작정하고 자료를 모으는 경우는 별로 없고, 워낙에 책을 좋아하다 보니 읽으면서 이런저런 자료들을 까치처럼 모으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저에게 흥미 있는 이야기를 수집하는 것 말고는 취미가 따로 없는 사람입니다. 음악에도 조예가 없고 스포츠에도 흥미가 없어요. 하는 것도, 보는 것도 다 안 좋아하고요. 그러다 보니 아무리 바쁜 현대인이라도 책을 읽고 생각할 시간은 늘 어느 정도는 확보되는 편입니다. 요즘은 책이나 미디어를 다루는 팟캐스트에서도 재밌는 정보들을 많이 수집하는 것 같네요.

가장 오랜 기간을 들여 쓴 글은 아마도 제인 오스틴 관련 글들이 아닐까요. 최대한 정확하길 바랐기 때문에 한 포스팅에 4-5권 정도의 책을 참고했던 기억이 납니다. 


… 사실 처음부터도 왓슨은 늘 이런 식이었다. 천성적으로 너그러운 사람인 것이다. 내 방 와이파이가 5분만 안 잡혀도 분통이 터져서 바닥을 구르는 나로서는 짐작도 되지 않는다. 아무리 창작이라도 상상만으로는 안 되는 일도 있다.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으면 읽을수록 그런 확신이 든다. 존 왓슨 박사의 관대함은 분명히 작가 본인 성격의 일부임이 틀림없다고. - '배리와 아서' 중


P: 포스타입을 통해 공개하신 70여 편의 글 중 작가님께서 가장 재미있게 쓰신 글이나, 기억에 남는 글이 있을까요? 지금 다시 쓴다면, 다른 모습이 될 것 같은 글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 금방 다시 이어가야지 했는데 한참 동안 버려둔 ‘제인 오스틴 시리즈’와 ‘코니 윌리스의 시간 여행 시리즈 세계관’에 대한 얘기가 재밌었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조사를 많이 해야 했는데, 실제로 해야 되는 일은 버려두고 취미로 조사를 한다는 게 재밌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글은 제인 오스틴의 ‘맨스필드 파크’에 잠깐 등장하는 수전 프라이스라는 인물을 다룬 글입니다. 이야기상으로도, 전문 연구가들에게도 전혀 중요한 인물은 아닌데 제인 오스틴의 작품 세계에서는 상당히 예외적인 인물이기도 하고 어린 시절의 제 자신이 보여서 언젠가는 꼭 얘기해보고 싶었던 인물이에요. 이런 글은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저에게는 중요하다는 점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종류의 글입니다.


… 그러니 제인 오스틴의 명성은 익히 들었으나 한 번도 엘리자베스 베넷인 적이 없어 마음 붙이지 못했던 독자라면 [맨스필드 파크]를 펼쳐보자. [오만과 편견]의 리지 베넷이 영국 문학의 가장 사랑받는 딸이라면 수전 프라이스는 가장 공정하게 이해 받은 여동생이니까. - '수전 프라이스에 대하여' 중


P: 말씀하신 ‘수전 프라이스'를 포함해 작가님의 글에서는 인물에 대한 애정이 특히 돋보인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배우, 작가, 모델이 된 실존 인물 등 콘텐츠를 구성하는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작가님은 어떤 인물에 가장 매력을 느끼시나요? 

A: 제가 가장 매력을 느끼는 인물은 이야기의 중심부가 아닌 변방에 존재하는데,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거나 역사적으로 잊힌 인물인 것 같아요. 대부분 여성일 때가 많은데 이런 사람들을 발굴한 논픽션을 정말 즐겨 읽는 편입니다.

몇 달 전에 읽은 ‘Liar, Temptress, Soldier, Spy’도 정말 흥미로운 기록이었습니다. 남북전쟁에서 스파이와 군인으로 활약했으나, 까맣게 잊힌 네 명의 여성들을 다룬 여성 작가의 논픽션 책인데 아직 번역본이 없어 간단하게라도 옮겨볼까 생각만 하고 있네요. 이런 기록이 묻혀 있었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흥미진진한 이야기였습니다.    


P: 오랜 기간 포스타입을 통해 작품을 공개해주신 만큼, 잊지 못할 감상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댓글이나 반응이 있나요? 

A: 한동안 심적으로 많이 힘드셔서 책을 못 읽으시다가 추천 글을 보고 책을 다시 조금씩 읽게 되었다는 분이 가장 인상에 남네요. 사실 저는 제가 작가라는 감각이 없어서 특별히 독자를 의식하지는 않는데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잠 못 들고 이리저리 인터넷을 떠돌다 마음에 맞는 글을 읽고 잠깐씩 힘든 일을 잊을 때가 있잖아요. 제 글이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잠깐이나마 재미를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는 생각합니다. 저도 다른 분들의 글에 도움을 받으니까요.


P: 포스타입을 통해 지난 4년간 꾸준히 글을 쓰시면서 도움이 되었던 작가님만의 목표나 원칙이 있나요? 아직 '첫 글' 쓰기를 망설이고 있는 예비 작가님들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소재에 대해서 쓰면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의뢰를 받은 글을 쓰거나 연구 논문을 쓰는 게 아니니까요. 하기 싫은 취미를 억지로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취미생활이라고 생각하면 부담 없이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P: 와조스키 작가님의 다음 글이 기다려집니다. 앞으로 더 다뤄 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무엇일지, 새로운 장르의 글을 만나볼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A:  여성 작가 책 읽기 프로젝트는 꾸준히 진행하고 싶고, 이를 좀 더 확장해서 여성 작가와 감독이 만든 영화와 TV쇼 중 좋아하는 작품들도 정리해보고 싶습니다. 여성 작가가 (시나리오를) 썼거나, 여성 감독이 만든 영화만 찾아보는 챌린지도 해보고 싶네요. 어떤 글을 쓰더라도 책과 영화, TV쇼를 벗어나진 않을 것 같습니다.


P: 작가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좋아하는 작품을 한층 더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자주 업데이트가 되는 것도 아닌데 늘 좋은 말씀 남겨주시는 분들께 저도 큰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쓰세요. 다들 여러분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분들의 목소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인터뷰에 응해주신 📖와조스키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 @artlasovsky, unsplash




포스타입 에디터 컬렉션에 소개하고 싶은 작품, 인터뷰를 통해 만나고 싶은 작가님이 있으신가요? 포스트 오른쪽 상단 '더보기' 목록의 [추천하기] 버튼을 눌러 좋아하는 작품과 작가님을 추천해주세요. 포스타입 이용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모아 포스타입 에디터가 정성껏 듣고 쓰겠습니다. ✍




국내 최초 개인 콘텐츠 판매 블로그 플랫폼, 포스타입입니다.

POSTYPE 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

댓글

댓글을 사용하지 않는 블로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