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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내 커리어에 '포스타입' 한 줄

4년차 스타트업 포스타입에서 알게된 것들

저는 '굿 플레이스'라는 시리즈를 즐겨 봅니다. 넷플릭스에서 상영 중인 이 드라마는 살아 있을 때 하는 행동 하나하나마다 점수가 회계 장부에 매겨지고 있다는 세계관을 전제로 합니다. 점수의 총합에 따라 사후 '좋은 곳'으로 갈지 '나쁜 곳'으로 갈지 정해진다는 겁니다. 착하게 산다는 게 어찌나 복잡한지 이 회계 장부에 따르면 '좋은 곳'에 갈 수 있는 인간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시리즈를 본 후부터는 사소한 행동을 할 때조차 제 명의의 회계 장부가 적자를 찍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들곤 합니다.

'굿 플레이스'의 한 장면. ©NBC

행복에도 회계 장부가 있다고 합니다.

행복에 관한 뚱딴지같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최근 만난 친구가 제게 "가장 행복한 상태😍가 100점이라면 요즘 몇 점 정도로 행복하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답하자 친구는 또다시 "지금 행복감을 상쇄하는 감점 요소😢가 모두 사라진다면 몇 점 정도 행복할 것 같냐"고 물어 왔습니다. 답을 하고 난 뒤 들은 친구의 설명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행복의 척도는 주관적이다.
  2. 고로 진정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는 자신이 생각하는 점수가 중요하다.
  3. 그런데 더 중요한 지표는 현재 감점 요소를 없앴을 때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 최대 점수다.
  4. 100점 만점에 똑같이 50점 행복한 사람이 둘이 있다 하더라도 감점 요소를 모두 없앴을 때 110점까지도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과 70점을 겨우 넘길 수 있으리라 믿는 사람의 행복은 사실 다르다.

행복 지수에는 사실 이중 장부가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꽤 설득력 있지 않나요?

일에 대한 만족에도 회계 장부가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일 또는 커리어 패스가 곧 높은 사다리를 오르는 '출세'라고 한다면 조금 쉽겠습니다. 그런데 인생 테크를 타다 보면 생각보다 일을 한다는 게 간단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에 대한 만족이란 '굿 플레이스'의 회계 장부처럼 복잡하고, 행복지수의 이중 장부처럼 다면적입니다. 누군가는 중소기업에서 시작해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가는 길을 '출세가도'라고 하겠지만 왜인지 일에 대한 만족에 관한 점수는 제멋대로일지 모릅니다.

저는 이상하게도 그 길을 거꾸로 걸었습니다. 사회생활 첫걸음을 대기업에서 뗐고 두 번의 이직을 거쳐 포스타입이라는 작은 스타트업에 들어왔습니다. 이곳에 입사하기 전 다녔던 두 회사의 업력을 합치면 170년에 육박합니다. 지금 재직 중인 포스타입은 설립 만 3년이 지나지 않은 스타트업입니다.

회사 규모나 업력에 비례해 제 행복과 일에 관한 만족 지수도 점차 적자를 기록했을까요? 정반대였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큰 회사'에서 누릴 수 있는 장점을 조금 내려놓으면서 저는 일하는 시간에 더 만족하고 일하지 않는 시간에 더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글에서 제가 내려놓은 것 대신 제가 포스타입에서 알게 된 것들을 잠깐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스타트업에서는 자신이 하는 일을 알게 됩니다

큰 회사일수록 구성원이 맡은 일은 세분되고 더 전문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너럴리스트보다는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하고 나머지는 협업을 통해 해내야 합니다. 업무의 경계가 뚜렷하지만, 역설적으로 각자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알기가 어렵습니다.

  • 이 일을 누가 시켰는지 모르겠다.
  •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근본적인 두 질문이 해소되지 않습니다. 그런 질문조차 들지 않을 때가 되면 아마 그때가 이 일이 정말 나의 일인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하는 순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경험한 스타트업은 맡은 일의 범위가 넓고 경계가 흐릿합니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 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이것저것 하는 게 저의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지는 않습니다. 위 두 가지 질문에 확실한 답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고,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알 수 없다면 그냥 물어보면 됩니다. 의자만 돌리면 회사의 창업자와 임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가능하기 때문에 제가 하는 일을 더 잘 알게 되고 그만큼 직접 가설을 세워 검증할 수 있을 수준의 책임과 권한도 가지게 됩니다. 저는 이것이 일을 하는 데 가장 큰 동기이자 만족감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하는 일도 알게 됐습니다

"회사가 도대체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종종 듣습니다. 돈을 잘 버는 회사의 직원이나 그렇지 않은 회사의 직원이나 비슷합니다. 대략 회사가 어디쯤 와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소립니다. 사실 방대한 조직을 갖춘 회사의 입장에서는 구성원이 회사의 성장을 낱낱이 아는 게 효율성 측면에서 크게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닐 겁니다.

반면 제가 포스타입에서 보낸 첫 달은 온전히 회사의 과거, 현재, 미래를 들여다보는 일에 쏟은 것 같습니다. 여태 한 일, 지금 하고 있는 일,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공유 받았습니다. 회사의 사정을 이렇게 속속들이 알아도 되는 건지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물론 이런 일은 그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 포스타입에서는 실시간으로 생산성 툴 등을 통해 세부 계획을 관리하며
  • 필요할 때마다 회사와 서비스의 방향, 신규 기능 출시 일정을 공유하고
  • 매주 서비스의 상태를 랩업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정예 조직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모든 작은 조직이 이런 식으로 성장을 공유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회사가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잘 알게 되었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구성원이 성장합니다

포스타입 입사 후 첫 6개월간 회사의 주요 지표 대부분이 2~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자세한 수치를 모두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쉬운 성장은 아니었습니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200만을 뛰어넘었으니, 1만에서 2만이 되는 일반적인 서비스의 초기 성장과는 또 다릅니다.

포스타입의 모 지표. 요동치는 성장,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물론 대기업이나 중견 기업에서도 빠른 성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성장과 구성원의 성장을 일치시키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구성원이 어떤 성장과 노력을 통해 회사의 성장을 끌어낼 수 있을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저는 대기업에 근무하면서 수백만 원짜리 직무 교육을 받고도 회사의 성장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습니다.

정예 조직인 포스타입에서는 나의 성장→다른 구성원의 성장→회사의 성장이 잘 연결된 느낌입니다. 저는 회사가 가진 잠재력만큼의 역량을 아직 갖추지 못했지만 어떤 부분을 채웠을 때 회사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많은 회사가 직무 교육 기회 등을 내세우지만 실질적인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곳은 많지 않을 거로 생각합니다.

하루에만 수십만 명이 접속하는 대규모 서비스 운영을 경험하는 것 자체로도 값진 성장입니다. 제가 내린 기획, 의사결정, 실행이 끼칠 변화와 영향을 생각하면 책임감이 막중합니다. 이런 폭넓은 경험을 통해 체감하는 저의 성장은 회사가 성장을 거듭할수록 차원이 다르게 커질 것으로 믿습니다.

🏄나를 챙길 시간이 생깁니다

포스타입은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회사에 다닌 적이 있지만 연차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제 근무 시간은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이곳에서는 유연 출근 시간 내에 나와 정해진 근무 시간 동안 일한 후 자율적으로 퇴근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른 시간에 집중도가 높아 가장 이른 시간에 출근해 집중이 필요한 일을 오전에 소화하는 편입니다.

덕분에 퇴근 이후의 시간은 온전히 제가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일하지 않는 시간이 됩니다. 일과 생활의 경계를 흐리는 시간이 없습니다. 퇴근길에 갑자기 회식 자리로 불려가거나 퇴근 후 불필요하게 연락이 오는 일이 없습니다. 출퇴근과 상관없이 온종일 일에 매여 있다는 불행감을 받지 않습니다.

포스타입의 고독한 휴가 알림방. 휴가 반려를 반려합니다.

휴가 사용도 자유롭습니다. 전 직장 가운데는 휴가 전과 후에 상사를 찾아가 휴가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올리고 동료들에게 감사 메일을 돌리는 관례가 있던 곳도 있었고, 휴가 도중 귀국할 수 없냐는 연락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남 일처럼 들리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포스타입에서는 동료에게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편하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하지 않는 시간에 충분히 잘 쉬었을 때 일을 더 효율적으로 끝마칠 수 있다는 믿음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근무 시간 동안 할 일을 잘 해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일하지 않는 시간을 사수하기 위해선 일하는 시간의 생산성도 잘 붙들어야 합니다. 쉽지는 않지만 일을 어떻게 잘 현명하게 빨리 끝낼지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압박감이라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스타트업은 큰 회사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게 더 나은 일의 방식인지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일의 방식마다 걸맞은 사람은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저는 친구의 질문에 요즘 90점 정도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업무 만족도와 퇴근 후 충분한 휴식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또, 가장 행복한 상태를 가정한다면 100점 만점에 120점까지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제 행복 지수 30점을 갉아먹고 있는 걸까요? 솔직히 포스타입에서 함께 할 동료를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가 적지 않습니다. 직원들은 동료를 찾아오라 아우성인데😰 우리 회사에 잘 맞는 동료들은 생각보다 꼭꼭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포스타입은 지금 다양한 직군에서 함께 할 동료를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저와 비슷한 지점에서 일을 통해 행복해하고 만족하실 수 있는 분들의 많은 지원을 기다립니다.

포스타입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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