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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인가?!' 아니, 남팬 만화입니다

'남팬 만화' 장진 작가 인터뷰

당신은 나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있습니다. 관계와 상황에 따라 그 모습은 각기 다를지 몰라도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1998)' 속 멜빈의 고백처럼, 결국 모든 사랑에는 우리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남팬 만화'의 영수는 아이돌 그룹 '파라맥스'의 리더, 굿맨(본명 김용철)의 팬입니다. 밤새워 파라맥스의 음원을 스트리밍하고, 팬페이지 '굿맨월드'를 운영하며 더 많은 사람이 용철이를 볼 수 있도록 사진을 찍어 올립니다. 팬싸인회와 공방은 물론이고 지역 행사 스케줄까지 챙기는 영수지만, 정작 선물에 편지 한번 끼워 준 적이 없습니다. 행성처럼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묵묵히 용철이와 파라맥스를 응원할 뿐이죠. 하지만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 한 컷을 통해 용철이를 향한 영수의 마음을 정의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 됐으면... 잘 됐으면 좋겠다.
힘들었던 거, 속상했던 거 다 잊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걔가 행복해서 많이 웃고 다녔으면..

둘 다 김씨일 뿐입니다. / 남팬 만화 3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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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의 이 마음은 어떤 성장으로 이어질까요. 캐롤을 위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멜빈처럼, 영수의 마음을 통해 누군가는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여우비가 내리는 어느 가을 날, 부산 모처에서 장진 작가님을 만나 남팬 만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캐릭터의 이름과 설정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앞으로 이어질 남팬 만화의 관전 포인트까지 작가님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 확인해보세요. 

공사 중인 역사도, 내리는 비도 저희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아래 인터뷰는 남팬 만화 1화부터 35화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_장진 작가님의 포스타입 블로그 '장진_DATA'에서 남팬 만화 연재분을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릭)








POSTYPE(이하 P): 안녕하세요 작가님. 먼저 포스타입 이용자분들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장진 작가(이하 A): 안녕하세요. 4년차 웹툰 스토리 작가이자, 포스타입에서 <남팬 만화>를 연재하고 있는 작가 장진입니다. <딸기와 밀크티>, <나의 뮤즈>, <남팬인데요> 등의 스토리를 맡았고 현재 네이버에서 <악마와 계약연애>를 연재 중입니다. 


P: 정식 연재를 하면서 개인 연재까지 병행하는 게 힘들지는 않으세요?

A: 다행히 <악마와 계약연애>는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작품이라 세이브가 남아있는 상태예요. 남팬 만화는 한달에 한편씩 연재하고요. 사실 진짜 아슬아슬하게 맞추고 있습니다. 


P: 남팬 만화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35편 분량의 긴 연재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이 모든 이야기를 처음부터 기획하셨나요?

A: 남팬 만화를 처음 그린 게 2017년 6월쯤이었는데, 정식 연재 작품만 하면서 여러모로 지친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트위터에서 'RT당 이야기를 이어가보자' 라는 해시태그가 돌았고, '이거나 해볼까?'하는 가벼운 마음에 시작했던 게 지금까지 이어진 거죠. 제가 아이돌을 좋아하기도 했고, 전에도 짧은 이야기를 자주 다뤄서 소재가 익숙했던 것 같아요. 사실 '꼭 이런 만화를 그릴 거야!' 라고 생각했다면 연재처에 들고 갔을 거예요. 


P: 처음에는 개인 홈페이지에서 연재하셨다고요?

A: 트래픽을 견디지 못하더라고요. 주변 지인들께 남팬 만화를 이어갈만한 플랫폼을 추천받고, 무료 호스팅을 이용했는데 업체측에서 '접속자가 너무 많아 디도스로 의심된다'라면서 제 계정을 영구 차단해버렸어요. 그다음 정착한 곳이 포스타입이었습니다.


P: 디도스로 의심될 만큼 남팬 만화가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작품 이야기로 넘어가서, 먼저 등장인물의 이름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요. 남팬 만화에는 유독 이름이 독특한 친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마'는 예쁘고 특이한 이름으로 회자되지만, '영수'처럼 보편적인 이름도 있는데 작명에서 특별히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나요? 


왼쪽부터 이한마, 김영수, 김용철(굿맨), 한은규. / 남팬 만화 제1회 인기투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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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렇게 말씀드리면 한마를 좋아하는 독자분들은 실망하실 수도 있는데 '절대 없을 것 같은 개그스러운 이름'을 콘셉트로 지었어요. 한마의 분위기나 사회적 지위 같은 것들이 더해지면서 예쁜 이름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제 눈에도 괜히 더 예뻐 보이는 이름이에요.
영수에게는 가장 평범한 이름을 주고 싶었어요. 오히려 너무 평범해서 특이하다고 해야 하나. 용철이는 보이는 것과 다른 이름을 지으려고 했어요. 초반 외모 설정이 이목구비가 짙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가진, 마르고 키가 큰 멤버였거든요. 그런 친구가 본명은 김용철, 예명은 굿맨인거죠.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속은 착하고 성실하다는 반전이 있는 것처럼요.
민성이는 글자 울림으로 이름을 먼저 짓고 '연'씨를 붙였어요. 태현이는 눈썹도 까맣고, 머리도 까맣고 전체적으로 차분한 이미지라서 자연스럽게 '현(玄)'이라는 글자를 떠올리게 된 것 같아요. 유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적으로 단정하고 올곧아 보이는 사람에게 '현'자를 붙이는 것 같아요. 현자 돌림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은규는 그냥 대놓고 예쁜 이름입니다. 


P: 작가님만의 작명 노하우가 있다면 공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원래 별명을 먼저 짓고 이름을 짓는 편이에요. 지환이도 '엄지'라는 닉네임을 가진 귀여운 남자아이를 떠올리다가 한 글자를 붙여 '엄지환'이 됐고, '강서'로 불리는 서영이 같은 경우도 '강북, 강남, 강서, 강동' 같은 말장난을 생각하다가 한 글자를 더해 본명을 지었고요. 번외는 철수입니다. 처음에는 '아무 이름!' 이러면서 붙였는데, 나중에 진짜 개를 등장시켜야 하는 상황이 와서 귀여운 암컷 강아지를 그렸습니다.


파워 오브 카와이 철수 더 멍멍. / 남팬 만화 제4회 인기투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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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의 이름을 짓거나 설정을 짜고 난 후에는 실제 아이돌과 다른지 확인을 하는데요 아무래도 작품 자체가 연예계 이야기이다보니 잘 알려진 연예인이나 대표곡, 상징성이 강한 고유명사 등은 최대한 겹치지 않게끔 노력했습니다. 저 혼자 조사하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P: 남팬 만화를 보면 주요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단역까지 작은 설정들이 살아있는 게 느껴집니다. 작가님 트위터나, 유튜브 코멘터리를 통해 본편으론 알 수 없던 추가 정보가 공개되기도 하고요. 이런 설정들은 처음부터 설계 하신 건가요? 

A: 독자분들께 캐릭터에 대한 질문을 받고, 거기에 답을 한 것이 세부 설정에 근간이 됐어요. 생일이나 좋아하는 음식, 뿌리는 향수, 선호하는 브랜드 등 캐릭터 디테일이 채워지면서 연관된 체험을 하고 '#연태현_아메리카노_챌린지' 같은 해시태그와 함께 인증 사진을 올려주시거나, 캐릭터 생일을 축하해주시는 독자분들도 계십니다. 지금 제 휴대폰에 달린 것도 남팬 만화 독자분이 제작하신 '연태현 스트랩'인데요, 아이돌을 다루는 만화라 그런지 실제 아이돌 덕질하듯 인물을 생활 속에 녹여서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P: 수 많은 캐릭터 디테일을 만들고 답하셨겠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설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 인물별 좋아하는 음악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영수는 캔자스의 <dust in the wind>, 한마는 버즈의 <남자를 몰라>, 태현이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앵콜요청금지>, 은규는 트와이스의 <LIKEY>라고 답해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독자분들이 이걸 보고 또 새롭게 해석을 하시더라고요. '아, 한마가 이런 노래를 좋아했어? 취향 딱 알겠네' 하시면서요. 이렇게 세세한 설정들은 저도 따로 백업을 해두는 편이에요.


P: 초기와 가장 달라진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작품이 길다보니 연재 중에 자아가 더 확실해지는 인물도 있을 것 같고요. '이 아이는 이미 내 손을 벗어났다' 싶은 친구가 있다거나. 

A:  우선 대체적으로 다들 잘생겨졌습니다. 미라클 붐붐의 김준은 동글동글한 귀염둥이였다가 파라맥스 차준과 구별하려고 키가 확 커지면서 능글맞은 캐릭터가 됐어요. 태현이도 초반에는 평범한 또래 대학생 느낌이었는데 회를 거듭하고 은규랑 붙으면서 성숙한 면모가 강조됐고요. 종규는 첫 등장 때만 해도 지금 같은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은규와 함께 차에 태우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샌가 욕을 하고 있더라고요. 사실 저도 은규같은 동생이 있었으면... 둘 다 한 성깔 하는 형제들이라 근본은 같다고 생각하니 (종규의 캐릭터가) 이해 되더라고요. 


컨트롤을 벗어나기 시작한 종규. / 남팬 만화 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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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반면 초기 설정이 소나무처럼 유지되는 인물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은규요. 작품 내에서 3년의 세월이 흐르고, 성격을 바꿔보려 해봤는데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더라고요. 오히려 제 통제를 벗어난 한결같음이랄까요. 반면 용철이는 초기의 콘셉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인물입니다. 사실 용철이는 '어떤 상황에도 스스로를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그 콘셉트 하나로 지금까지 달려온 인물이에요. 용철이가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에 댓글로 용철이 표정 하나하나에 담긴 감정들을 생각하며 가슴 아파하시는 독자님들을 봤는데, 예기치 못하게 상처를 드린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래도 용철이의 결말을 생각하면서 너무 휩쓸리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았어요. '용철이는 슬퍼하는 게 아니라… 멍을 때리는 거야…' 뭐 이런 시덥잖은 생각을 하면서요.


P: 극 중 배경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배너 광고, 음식점까지 곳곳에서 남팬 만화 '창조주'의 흔적도 발견되는데요. 독자분들도 하나의 이스터 에그로 즐겨주시는 것 같습니다. 

A: 서울이 배경이다보니 강남이나 홍대처럼 익숙한 지명을 가져오는 편인데, 지역 행사 등 특수한 상황까지 고증을 살리기는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가상의 '장진 도시'를 만드는 거죠. 지하철 광고가 걸리는 역 같은 경우도 '팬덤이 작은 용철이의 홈마들이 대형 광고를 걸 수 있을 만한 곳'이라는 특수 조건을 맞추다보니 '장진역'이 등장하고요. 개인적인 요소들을 재미삼아 넣는 경우도 있어요. '거장 장진 전시회'나 '장진 코믹스'는 저의 확실하지 않은 꿈 같은 건데, 돈을 아주 많이 버는 회사라기보단 근근히 생존하는 '싼마이' 느낌으로? (웃음) 


거장 장진 전시회 옥외 광고판. / 남팬 만화 3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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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작가님이 직접 작품 안팎을 넘나드는 모습도 보이는데요. <작가의 오른손 그림처럼 녹아내리는 용철이>라든지  <너무 빡쳐서 작화가 이상해진 한은규>라든지. 


용해 중인 파라맥스의 리더 굿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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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정식 연재를 할 때는 최대한 만화 안에서만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남팬 만화는 개인 연재다보니 제가 보기에 제일 재밌게 그릴 수 있더라고요. 표현을 계속해서 깎아내고 정제하기보다는 고민 없이 바로 쏟아낼 수도 있고요. 작가를 드러내는 연출도 그래서 가능한 것 같아요. 


P: 남팬 만화의 설정 자체는 특수하지만, 감정선은 인물과 독자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영수가 '굿맨'의 팬이면서도, 자신과 가까워지는 용철이에게 '넌 더 올라가야지'라면서 거리를 두는 모습은 누군가를 응원해본 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많이 공감하셨을 것 같습니다. 작가님께서도 작업하시면서 특별히 마음이 갔던 장면이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아이돌의 팬이었지만, 여러 상황이 있다 보니 모든 걸 던져서 덕질 하지는 못했어요. 다만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니까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 같이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며 느낀 감정들도 있고요. 특히 22화 이후 실연 뒤 영수를 잊어가는 한마나, 잃어버린 팔찌를 되찾으러 가는 용철이 등 캐릭터 각각의 아픔을 다루던 중에 저 역시 좋아했던 아이돌이 먼 여행을 떠나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만화에 아이돌이 나오는 데다 전개도 절정을 달리던 터라 더더욱 그랬죠. 해당 화에 댓글 주신 분들도 모두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고 있었던 것 같아 마음이 아팠어요.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들 가운데 아직 아픔이 현재 진행형인 분들도 계시리라는 생각이 들어 지금도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영수가 준 팔찌를 잃어버린 용철. / 남팬 만화 2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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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작가님의 경험이 녹아있는 에피소드나, 개인적인 의미를 두고 연출하신 장면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 영수가 '대전 K-pop 루키대전'에 참가한 파라맥스를 기다리던 중에 무대 위의 아이돌을 보며 '난 가끔 쟤네가 돈 버는 연습생 같아'라는 말을 하는 장면이 있어요. 회사는 지망생의 간절함을 이용해 준비도 없이 데뷔부터 시키고, 당사자는 제대로 된 관리도 못 받고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몸과 마음이 망가져가는데 결국엔 '수익성이 떨어진다'면서 버려지는 거죠. 아이돌 산업 뿐만이 아닌 것 같아요. 제 주변 작가님들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고 저에게도 같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만화가로서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이제 막 데뷔를 했거나, 준비 중인 분들은 더 절박하시겠죠. 이런 생각들을 하던 차에 그린 장면이라 그런지 작업을 하면서 영수가 하는 말들이 많이 와 닿았어요. 


자기도 모르게 은규에게 진심을 말해버린 영수. / 남팬 만화 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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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3년이 흐르고,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젝트 스타트(이하 프스타)'가 시작되면서 남팬 만화에도 하나의 변곡점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가 한마와 영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한 '1부'였다면, 프스타 이후로는 각자의 성장을 다루는 '2부'에 돌입한 느낌이에요. 

A: 아이돌 시장과 팬덤의 보편성을 표방하다보니, 실존 인물이나 단체가 연상되지 않도록 고심했는데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도입하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민성이의 출연을 결정한 후에도 최대한 간결하게 보여주자고 마음을 굳혔죠. 그러다 캐릭터의 시련을 지켜보시던 독자분들이 '이 캐릭터가 성공했으면 좋겠다, 더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모습을 봤어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만족할 수 있도록 상세한 서사와 결과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프스타를 그리면서 스스로의 미숙함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앞부분을 그릴 때와는 다른 종류의 고통도 있지만, '재밌다'는 의견을 보면 힘이 납니다. 부족한 부분들을 이해하고 봐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여러분이 만족할 수 있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으니까 지켜봐 주세요.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용철이가 개척해가는 자신만의 길이 될 겁니다.


민성이에게 국대님의 소중한 한표 부탁드립니다. / 남팬 만화 3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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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독자와 소통하며 그리고 싶은 이야기를 그린다는 장점도 있지만, 개인 연재로 작품을 진행하시는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남팬 만화가 계속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A: 지금은 삭제해서 남아 있지 않지만, 트위터에서 남팬 만화를 그리던 시기에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어요. 실제로 일주일 정도 그림을 안 그리기도 했고요.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없었더라면 남팬 만화는 그런 식으로 금방 끝났을지도 모릅니다.
개인 연재를 결심한 후에도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정식 연재와 병행 중이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크게 받아 '잠시만 쉬어갈까' 생각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계속해서 만화를 봐주시고, 언급을 해주시니까 끝을 보는 게 책임 있는 행동인 것 같더라고요. 처음엔 제가 좋아서 그렸지만, 이제는 저 혼자 함부로 급하게 끝내거나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죠. 연재처와 계약서를 쓰지는 않았어도 모두와의 암묵적인 약속 속에서 굴러가는 만화가 됐다는 게 맞는 것 같아요.


P: 독자분들께도 남팬 만화는 아주 특별한 작품이지만, 작가님께도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장진 작가님께 남팬 만화는 어떤 의미인가요? 

A: 스토리 작가로 연재를 계속하면서 많이 고갈된 상태였어요. '장진이라는 작가가 있대' '그 사람 만화 재미있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길 바랐고요. 또 지금의 웹툰 시장은 연재처의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정해진 시간 안에 혼자서는 소화할 수 없는 퀄리티로 생산해야만 구조가 되었잖아요. 최근 몇 년 사이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정식 연재가 아니라도 지속 가능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작가로서의 고민도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남팬 만화를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내가 혼자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용기를 줬다고 생각해요. 남팬 만화를 계기로, 구독자분들과 함께 제가 그리고 싶은 작품을 계속해 나간다든지 이것저것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P: 긴 시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트위터 컷으로 기존에 나왔던 엑스트라가 재등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다 알아보시더라고요. 워낙 꼼꼼하게 여러 번 정주행을 하시니까 저보다 더 자세히 감정선을 짚어내는 분들도 계시고요. 등장인물 하나하나 깊이 있게 보고, 2차 창작까지 해주시는 것도 너무 신기하고 감사해요. 아마 창작자라면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 같습니다.
우울한 상황에 있던 분이 '만화를 읽고 나아졌다'고 말씀하신 댓글도 기억에 남습니다. 작품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드릴 수 있다는 게 정말 뿌듯했어요. 올해 2월 중순쯤 부산에서 독자분들과 정모를 한 것도 좋았습니다. 감사함에 밥 한 끼 대접하고 싶어 참석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서울,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와주셨더라고요.
한편 분량도 길고, 가독성도 썩 좋지 않은데 관대하게 읽어주시고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트위터나 커뮤니티, 블로그 댓글에 감상평 써주시는 그 자체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포스타입 구독자 분들과 작품을 구매하고 후원해주신 분들께도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노력해서 더 괜찮은 만화, 더 나아진 작품 보여드리겠습니다.

작가님 감사합니다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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